1. 에뮤 전쟁이란?
호주 에뮤 전쟁은 1932년 벌어진 군사 작전입니다. 당시 농작물에 피해를 주던 에뮤를 소탕하기 위해 군대가 투입됐으나, 인간이 에뮤에게 허무하게 판정패하고 만 인간에게 굴욕적인 전쟁이죠. 인류사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전쟁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2. 에뮤전쟁은 왜 벌어졌나?
1932년 호주 서부 지역은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농작물 피해도 심각했는 데, 여기에 더해 농가들은 급증하는 에뮤 떼들로 몸살을 앓았죠. 에뮤 떼가 농경지에 침입해 사람 먹을 것도 없는 마당에 곡식을 먹어 치웠기 때문인데요.
화가 난 농부들은 호주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고, 호주 정부는 에뮤 떼를 소탕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군사작전은 1932년 11월 2일부터 9일까지 약 일주일 간 지속됐습니다.
3. 쉽지 않은 전쟁
1932년 11월 2일. 군대는 기관총으로 무장한 병사들을 투입해 에뮤를 사살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에뮤를 사살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죠. 아무리 기관총이라 쎄다고 해도 원거리 사격인 데다 빠르게 움직이는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에뮤 떼는 60km/h의 속도로 총알을 기민하게 피했고, 맷집도 좋아 총알 한 두 발에는 끄떡도 없었습니다. 넓은 초원에서 이뤄진 소탕 작전이라 에뮤를 포위하기도 어려웠죠.
4. 인간의 판정패
약 일주일 간 실탄 1만 발을 퍼부었지만, 에뮤 떼를 소탕하기는 커녕 수십에서 수백여 마리만 사살하는 데 그쳤습니다. 여론도 점점 안 좋아지기 시작하죠. 동물보호 단체들의 등쌀에 의회도 난색을 표했고요. 결국 호주 정부는 11월 9일 작전을 중단하기에 이릅니다.
5. 계속된 전쟁
하지만 에뮤 떼와의 전쟁이 끝난 건 아니었어요. 호주 정부는 더 이상 군대를 투입하진 않았지만 농가에 실탄을 지급했고, 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총기류에 익숙한 호주 농부들이 앞장 서 에뮤와의 전쟁을 지속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호주 정부가 현상금 제도를 도입하면서 에뮤 사냥은 더 활발해졌고요. 이러한 노력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게 됐는데 1935년부터 1960년까지 28만4천여 마리의 에뮤가 사살됐다는 기록이 있습니다.